버튼 사라지고 미래가 왔다. 자율주행 전초기지 되나
20만대 팔린 이유 있었다. 더 강해져 돌아온 그랜저
더 뉴 그랜저가 던진 한 수. 자율주행 시대의 시작점
현대 그랜저의 7세대 페이스리프트(GN7 PE) 모델 ‘더 뉴 그랜저’는 겉으로 보기엔 익숙한 진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동차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면부는 길어진 후드와 함께 ‘샤크 노즈’ 형상이 더욱 강조되며 새로운 메쉬 패턴 그릴로 존재감을 키웠고, 얇아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사이드 리피터는 전면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디자인 흐름을 정교하게 완성했다. 후면 역시 더 슬림해진 리어램프와 히든 턴시그널, 와이드한 하단 그래픽을 통해 한층 미래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이런 변화는 어디까지나 ‘서막’에 가깝다. 이번 모델의 본질적인 변화는 실내, 그중에서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중돼 있다. 기존 ccNC를 대체하는 차세대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는 단순한 디스플레이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차량을 하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는 시작점이다.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의 인터페이스는 공조, 내비게이션, 차량 설정까지 통합 제어하는 구조로 바뀌며 물리 버튼을 대폭 줄였고, 스마트폰처럼 빠르고 직관적인 반응성을 구현해 사용자 경험의 기준 자체를 바꿔놓는다. 실제로 플레오스 커넥트는 향후 현대차 전 라인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통합 OS 성격을 지니며, 차량을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 변화가 더 중요한 이유는 단순 편의성 향상을 넘어 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기술적 기반이라는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플레오스를 중심으로 차량과 인프라를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과 스마트 교통 시스템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실제로 현대차는 2027년까지 AI 기반의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상태로, 카메라와 레이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복잡한 주행 판단을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할 계획이다.이는 단순 운전자 보조 수준을 넘어,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는 영역이 점점 확대되는 방향을 의미하며, 플레오스 커넥트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 없이는 구현이 어려운 구조다.결국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플레오스 커넥트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향후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지금은 공조 제어와 UI 변화 정도로 체감되지만, 향후 OTA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확장되고 자율주행 시스템과 결합되면 차량의 성격 자체가 계속 진화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현대차가 모든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여기에 더 뉴 그랜저는 기존 모델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 20만 대 이상 판매되며 검증된 상품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이미 성공한 모델에 ‘소프트웨어 혁신’이라는 무기를 더한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파워트레인은 큰 변화 없이 기존 2.5 가솔린,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중심 구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변화의 초점이 철저히 ‘디지털 경험’에 맞춰져 있음을 보여준다.결국 더 뉴 그랜저는 단순한 페이스리프트가 아니라, 내연기관 기반 플래그십 세단이 어떻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넘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디자인은 다듬었고, 실내는 바뀌었지만, 진짜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 차량의 두뇌가 완전히 새로워졌다는 점에 있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